해외주식 시작을 앞둔 분들이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은 대개 “뭘 사면 되나요”예요. 그런데 2019년에 시작해 지금 7년째인 제 기억을 되짚어 보면, 종목 고민은 순서상 네 번째쯤에서야 나왔습니다. 그 앞에 문이 세 개 더 있었거든요.
요점만 먼저
- 문은 네 개예요: 계좌 → 시간 → 환전 → 세금.
- 넷 다 한 번만 넘으면 다시 안 나오는 문입니다.
- 저를 제일 오래 붙잡은 건 세금이 아니라 세 번째 문이었어요.
그래서 이번 글은 이 네 개를 사람 소개하듯 카드로 만들어 봤습니다.
관문 1. 계좌 — 생각보다 싱겁게 열립니다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언제 만나나 | 제일 처음 |
| 실제 난이도 | 낮음 |
| 처음 헤매는 곳 | 어느 증권사를 고를지 |
| 넘고 나면 | 다시 안 나옴 |
저는 스무 살 무렵, 동네에 하나뿐이던 증권사 지점에 찾아가 증권계좌를 만들었어요. 그 지점은 지금 없어졌는데 계좌는 아직 그대로 씁니다. 요즘은 지점에 갈 일도 없고, 앱에서 신분증으로 여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.
고르는 기준이 막막하면 수수료와 화면 둘만 봐도 충분합니다. 저는 수수료가 더 싼 곳을 알면서도 화면이 손에 익어서 안 옮겼어요. 어느 회사가 낫다고 말씀드릴 생각은 없고, 실제로 매달 들여다볼 화면이라는 점만 짚어둡니다.
제 얘기 하나 — 첫 주식은 2019년 애플이었어요. 분석해서 고른 게 아니라 그때 시가총액 1위라는 이유 하나였습니다. 지금 누군가에게 권하는 종목이 아니라, 지표를 못 보던 사람이 만든 제 나름의 기준이었다는 얘기예요.
관문 2. 시간 — 한국이 잠들 때 저쪽이 깹니다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언제 만나나 | 첫 주문을 넣으려 할 때 |
| 실제 난이도 | 낮지만 자주 헷갈림 |
| 처음 헤매는 곳 | “왜 지금은 거래가 안 되지” |
| 넘고 나면 | 내 생활 리듬을 정하게 됨 |
미국주식이 거래되는 정규장은 현지 9시 30분에 열려 16시에 닫습니다. 이걸 한국시간으로 옮기면 서머타임 기간엔 밤 10시 30분부터 새벽 5시, 서머타임이 아닐 땐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6시예요. 올해 서머타임은 현지 기준 3월 8일에 시작해 11월 1일에 끝납니다.
즉 지금 9월에 익숙해진 시간표는 11월 들어 한 시간 뒤로 밀려요. 해외주식 거래시간이 매년 두 번 움직인다는 것만 알아두면, “어제랑 시간이 다른데?” 하고 당황할 일이 없습니다.
저는 마감 무렵에 잠깐 일어나 정해둔 만큼만 사고 다시 잡니다. 장중 내내 화면을 붙들고 있는 건 저한테는 안 맞았어요.. 밤에 못 일어나는 분이라면 이 루틴을 흉내 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.

관문 3. 환전 — 제가 제일 오래 붙잡힌 문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언제 만나나 | 돈은 넣었는데 주문이 안 될 때 |
| 실제 난이도 | 개념만 알면 낮음 |
| 처음 헤매는 곳 | 원화로는 살 수 없다는 사실 자체 |
| 넘고 나면 | 환율을 보는 눈이 생김 |
솔직히 말하면 저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는 개념 자체를 몰랐어요. 계좌에 돈은 있는데 주문이 안 되니까 앱이 고장 난 줄 알았습니다. 하…
지금은 원화로 주문을 넣으면 뒤에서 환전을 처리해 주는 방식을 쓰는 곳이 늘어서, 이 문 앞에서 막히는 일은 예전보다 줄었어요. 그래도 환전이 없어진 건 아닙니다. 어느 시점엔가 원화가 달러로 바뀌고, 그 순간의 환율과 수수료가 수익률에 그대로 얹혀요.
제 방식은 단순합니다. 필요한 달러를 한 번에 사지 않고 몇 주에 걸쳐 나눠 바꿔요. 환율을 맞히려는 게 아니라, 한 날짜에 전부 걸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예요. 환율 전망은 저도 못 맞힙니다 ㅠㅠ 이것도 제 원칙일 뿐이니 각자 상황에 맞게 보시면 됩니다.
관문 4. 세금 — 1년에 한 번, 5월에 만납니다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언제 만나나 | 판 다음 해 5월 |
| 실제 난이도 | 낮음(안 열어보면 위험) |
| 처음 헤매는 곳 | 기본공제가 어디까지인지 |
| 넘고 나면 | 12월 매도 계획이 달라짐 |
해외주식 양도소득세, 그러니까 국외주식에 매기는 양도소득세는 예정신고가 없습니다. 판 해의 다음 연도 5월 1일부터 31일 사이에 확정신고하고 납부하면 돼요. 1년에 한 번뿐이라 오히려 잊기 쉬운 쪽입니다.
세율 칸은 두 줄이에요. 중소기업 주식이면 10%, 나머지는 20%. 국세가 그렇고 개인지방소득세는 별도로 얹힙니다. 그리고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 원은 한 해 동안 국내·국외를 통틀어 쓰는 한도예요. 2020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이렇게 바뀌었는데, 해외 몫으로 250만 원이 따로 있다고 계산하면 연말 매도 금액이 어긋납니다.
배당은 칸 자체가 달라요. 우리 세법에서 배당소득세는 배당소득금액에 14% 세율로 매기고, 내가 신고하는 게 아니라 돈을 주는 쪽이 떼고 줍니다. 다만 해외에서 나오는 배당은 현지에서 먼저 떼이는 몫이 있어 계산이 한 겹 더 붙어요. 그래서 배당만큼은 증권사 거래내역에 실제로 찍힌 금액으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.
네 관문을 한 장에 놓으면
| 관문 | 마주치는 순간 | 한 번만 하면 되나 | 남는 것 |
|---|---|---|---|
| 계좌 | 시작하자마자 | 네 | 내 화면이 생김 |
| 시간 | 첫 주문 직전 | 1년에 두 번 확인 | 생활 리듬 |
| 환전 | 주문이 막힐 때 | 개념은 한 번 | 환율 감각 |
| 세금 | 이듬해 5월 | 해마다 한 번 | 매도 계획 |
네 칸 중 종목 얘기는 없어요. 일부러 뺀 게 아니라, 실제로 이 넷을 넘고 나서야 종목이 고민거리가 되더라고요.
숫자보다 먼저 정한 것
저는 지금도 ROE나 PER를 모르고 차트도 볼 줄 모릅니다. 대신 제 나름의 기준 하나를 정해 두고 그걸 오래 지켰어요. 기준이 단순해야 떨어질 때 안 흔들리더라고요.
이건 제가 제 돈으로 지키는 원칙이지 누구에게 권할 공식은 아닙니다. 다만 네 개의 문을 다 넘고 나면, “뭘 살까”보다 “나는 뭘 기준으로 고를까”가 먼저 온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!!